여기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기부와 봉사로 아름다웠던 두 사람이 있다. 설리와 구하라가 그들이다.
1994년 3월 29일 부산 출생 설리는 2019년 10월 14일 향년 2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설리의 절친으로 알려졌던 아이돌 그룹 카라 출신 1991년 1월 13일생 가수 구하라 또한
2019년 11월 24일 향년 28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어 팬들을 또 한번 충격에 빠뜨렸다.
둘은 각종 루머와 악플 등에 고통 받다 죽음에 이르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악플러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노출되어 힘든 나날을 보내던 그들이었지만 생전 그들은 기부와 봉사활동 등 자선활동을 벌여왔던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진리상점’ 제작진등은 지난 11월 13일 김포복지 재단에 설리의 이름으로 생리대 1만 5,000개를 기부했다. 이것은 생전 여성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설리가 계획한 일이었다.
설리는 몇달 전 자신의 애장품 판매로 저소득층 청소년을 돕는 나눔장터에 참여했다.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로 활동하던 2012년에는 팬들과 함께 쌀 500kg을 아동센터에 기부했고 같은 해 조손 가정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화보를 촬영했다.
2018년 8월 14일 설리는 자신의 SNS에 그는 세계 여성의 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SNS를 통해 기꺼이 기념하며 “올해 처음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정부 공식행사가 열립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이미지를 업로드 했다. 이로 인해 그는 많은 일본인들로부터 비난과 한국인들의 조롱을 받았지만 그는 끝까지 해당 게시글을 지우지 않았다.
설리는 젊은 여성 연예인에게 유독 가혹한 사회적 잣대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람들의 비난에도 그의 주장을 굽히지 않은 여성 연예인이었다.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성에 부합하여 많은 인기를 누린 아이돌이었지만, 아이돌을 탈퇴하고 공개연애를 하면서 그는 여성에게 요구되는 관념을 거부하였고 틀에 벗어난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거센 저항을 받았다. 자신에게 성희롱을 일삼는 대중에게 보란듯이 남자친구와의 스킨십을 공개하고 여성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가려야하는 존재였던 가슴에 대해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하면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가십거기로 소비되며 대중들의 뭍매를 맡는 횟수도 높아져만 갔다. 이러한 그를 곱지않은 시선으로 보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집단 폭력을 당하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설리이기도 했다.
구하라는 올초 카라봉사대와 함께 버려진 유기견들을 보호 중인 보호소를 찾아 마스크를 끼고 방진복을 입은채 유기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봉사활동을 했다. 또한 구하라는 유기견들의 중성화 수술비용 후원에도 참여하였다. 그는 과거 대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을 돕기 위해 1억원을 개인적으로 기부한 사실도 알려졌다. 당시 구하라는 카라 멤버들과 함께 일본에서 발표할 새 앨범 수익금을 모두 피해자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이미지 출처 구하라 인스타그램
기부와 봉사활동으로 아름다운 선행을 펼치던 구하라는 설리의 사망 이후 자신의 SNS에 “언니가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게, 열심히 할께”라며 각오를 다지고, “그 세상에서 진리가 하고 싶은 대로..”라고 글을 남기며 그를 애도 했다. 하지만 故 설리가 떠난 지 42일 만에 세상을 떠남으로써 그가 상상 이상으로 힘든 시간을 견뎌왔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구하라는 지난해 5월부터 전 남자친구 최모(28)씨와 쌍방 폭행 사실이 세간에 알려졌다. 8월 최씨가 그를 찍은 민감한 사적영상을 언급하며 '해당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폭로 공방이 이어졌다. 이에 구하라가 최씨를 강요, 협박, 불법 촬영, 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통해 경찰에 고소하였고 최씨 역시 구씨를 폭력 혐의로 맞고소 하였다. 여성 연예인에게는 사생활 동영상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포털사이트에서 그의 동영상을 검색하며 2차 가해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물에 대한 촬영 · 유포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시위가 있었으나 최씨가 불법 촬영 혐의로 유죄를 인정 받지는 못했다.
구씨의 죽음으로 최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모 판사와 카메라 촬영에 무죄판결, 최종 집행유예를 내린 오 부장판사에 대한 비난이 거세어지고 있다. 특히 여성단체는 ‘오 부장판사는 동영상 공개를 거부하는 피해자를 기만하고 굳이 영상을 재판장 독단으로 확인하여 2차 가해를 저질렀다. 성범죄 사건 판결문에 굳이 필요 없는 성관계 장소와 횟수를 기재한 다음 불법촬영이 무죄라고 결론내렸다’고 비판했다.
전남자친구의 폭행, 재판과정에서의 2차 가해, 절친의 죽음, 그를 성희롱하고 그의 사적영상을 찾고자 혈안이 된 남성들에 의해 오랫동안 많은 상처가 누적되어 오늘의 결과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다.
가수 구하라씨의 사망소식으로 그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그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이가 실시간 검색어 2위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9월 구하라씨 전남자친구였던 최종범이 술을 마시고 구하라씨의집에 들어가 자고있던 구씨를 발로 차고 문을 박살냈다.
이에 구씨와 최종범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는데 구씨는 멍이들고 자궁에 출혈이 있을 정도로 폭행을 당했고, 최종범은 얼굴이 손톱으로 긁혔다. 이에 앙심을 품은 최종범이는 구씨 동의 없이 저장한 성관계 동영상을 구씨에게 전송했고 조용히 넘어가기를 원한 구하라씨는 결국 무릎을 꿇었다. 구하라씨가 무릎을 꿇었음에도 '연예인 인생 끝나게 해주겠다, 디스패치에 제보하겠다' 예고하고 디스패치에 실제로 연락하기도 했다.
구씨는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자신의 사생활을 지키고자 노력했지만 재판과정에서 굳이 그 동영상을 봐야한다고 주장한 오모 판사에 의해 결국 자신의 사생활이 공개되고야 말았다.
자신의 사생활이 몇몇 법조인들에게 공개되는 수모를 감수하면서 최종범의 처벌을 위해 재판을 강행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가벼운 처벌만 받았을 뿐이다.
최종범의 폭력사건에서 구하라씨는 쌍방폭행으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최종범은 협박, 강요, 상해,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고, 유죄가 인정되어 징역 1년 6개월을 받았지만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되어 사실상 형을 살지 않았다.
성관계 영상을 두고 협박하고 강요한 것이 인정되었지만 실형을 피하게 됨으로써 구하라씨는 소속사를 통해 항소심에서는 죗값을 받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전남자친구의 폭행사건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으로 구하라씨는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최종범은 구하라의 동의없이 성관계 동영상을 저장한 사실이 알려지자 각종 남초 카페와 웹하드사이트에서는 구씨의 동영상을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된 남성들로 '구하라 동영상'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는 등 구씨를 향한 도를 넘는 2차 가해가 일어나고 있었다.
최종범의 폭행 사건이후 여성들은 한국남성이 애인한테 행하는 대표적인 갑질인 리벤지 포르노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는 청원을 올렸고 참여인원 275,806명을 기록하며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받은 바 있다.
Q: 두 번째 청원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최근 인기 연예인이 등장하는 사적 영상을 가지고 전 남자친구가 유포 협박을 했다 이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동의 없이 영상물을 촬영하거나, 동의 후에 촬영했더라도 동의 없이 유포하는 것, 그리고 그런 영상물을 이용해 협박하거나 사이트에 배포해서 이윤을 추구하는 것, 이런 범죄들에 대해서 처벌을 강력하게 해달라는 청원입니다. 그동안 불법촬영물 관련 디지털성범죄, 웹하드 카르텔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관련 청원이 있었고요, 저희도 법무부, 경찰청,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기관과 함께 청원에 답변하면서 관련 범죄를 엄단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A: 네. 법무부에서는 이미 이 불법영상물 촬영 유포행위에 대해서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라고 검찰에 지시한 바가 있습니다.
앞으로 유관기관과 협조해서 엄정한 법 집행과 제도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Q: 사실 법무부에서 이렇게 관심을 갖고, 엄정 처벌을 주문하고, 실제로 현황을 챙고보고 하는것이 힘이되기는 합니다. 일단 범죄가 어느정도 발생하고 있고 어느 정도까지 처벌받는지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A: 불법 촬영ㆍ유포 범죄는 지난 2013년 2,300여건에서 5년간 계속 증가해 2017년 5,400여건으로 2배가 넘었습니다.
현행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은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의사에 반해 촬영된 영상을 유포한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있고요. 영리목적인 경우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이렇게 되어있습니다.의사에 반하여 사후적으로 유포한 경우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이렇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Q: 규정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준비를 하면서 자료를 살펴보니, 2013년 이후 5년간 법정최고형인 5년형을 받은 사람은 딱 5명뿐 입니다. 징역형이 늘었는데 67%는 집행유예로 풀려났고요 실제로 실형을 사는 사람은 7.2%에 불과합니다. 사실 불법촬영영상의 피해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게 되는데요, 이에 반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A. 피해 여성의 입장에서는 개인의 삶은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러운 거거든요. 대단히 중한 범죄입니다. 그런데 징역형 선고 비율을 보면 2013년에 14.2%. 그다음에 올해 9월까지 37.6%로 높아졌지만, 집행유예나 이런 걸로 풀려나고 실형이 7%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처벌이 아주 미흡합니다.
Q: 법원 선고도 과거에 비해 최근에 엄격해지는 추세이기는 한 것 같습니다. 이혼한 이후에 전처에 앙심을 품고 과거 촬영한 (성관계)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한 남성에게 최근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이 선고됐습니다. 판결문도 보면 ‘리벤지 포르노’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면서 “피해자가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회적인 삶을 파괴하고 앞으로의 삶에서도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하는 등 그 피해가 심대하다”고 밝혔습니다.
A: 검찰의 구형 강화에 이어 법원의 선고도 변화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대단히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검찰에서는 법원에서 검찰의 구형보다 현저히 낮은 형이 선고된다면 적극적으로 항소를 해서 엄정하게 대처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Q: 그런데 이 판결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법원 혹은 정부와 국민의 온도 차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작 3년이 최고형이냐” “피해자는 인생이 망가지는데 약한 거 아니냐” 라고 합니다.
A: 그렇지만 현행법이 3년 이하의 징역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법무부도 강화된 처벌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요. 불법 영상물에서 개인의 신원을 알아볼 수 있는, 확인할 수 있는 촬영물을 유포하는 범죄. 그리고 영리 목적으로 유포하는 범죄는 ‘벌금형’을 배제하고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는 그런 <성폭법>개정안, 그리고 유포 관련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내용의 <범죄수익처벌법>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법안들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이번 청원에 언급된 사례처럼 영상물 유포 협박만으로도 피해자는 엄청난 두려움에 떨게 되고 2차 피해 우려도 있습니다. 일반적 협박보다 더 엄하게 처벌할 방법이 또 있을까요?
A: 기본적으로 협박죄에 해당하고, 금품을 요구한다면 공갈죄에 해당합니다. 다만, 불법 촬영 영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경우 법정 최고형을 구형해야 하고요. 실제로 올해 서울중앙지검에서는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몰래 촬영한 협박 성관계 사진을 전송해 협박한 사범을 구속해 엄중하게 처벌한 사례가 있습니다.
Q: 불법촬영 영상물 유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유포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법촬영 영상물을 공유하는 사이트, 유통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A: 네,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불법촬영영상물 공유사이트 운영자에 대해서는 불법 촬영·유포 사범의 공범으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법사이트 운영자가 얻은 범죄수익을 환수하도록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법무부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Q: 예 오늘 두 가지 청원이 모두 엄정하게 대응하고 원칙적으로 구속한다든지, 법정최고형을 하고 이런 의지를 갖고 관련 법 개정 등 다양한 노력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다시 한번 강조를 하면서 오늘 답변 감사드립니다.
A: 네 앞으로 법무부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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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4일 구하라씨의 죽음과 함께 인터넷에서는 성범죄 불법촬영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SNS에서는 #최종범_처벌, #최종범_오덕식, #오덕식_부장판사, #최종범_협박 등의 해시테크 운동이 일어나고 있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구하라씨를 협박하고 동영상을 동의 없이 저장한 최종범의 이름을 검색어 상단에 올리기 위한 '최종범' 검색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오덕식 판사는 가해자 최종범에게 불법 촬영물 유포 협박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그의 판결로 '성범죄 양형 기준을 재정비'하라는 요구가 빗발 쳤던 요구에 구하라씨의 사망 소식으로 다시 불을 지피며 '가해자 중심적인 성범죄의 양형기준을 재정비해주세요.'라는 청원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한편 구하라씨의 인스타그램에는 그가 사망하기 전 마지막으로 올린 게시물에 그를 애도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많은 누리꾼들은 그의 죽음이 단지 한 여성연예인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끝날 것이 아니라 그를 폭행하고 동의 없이 저장한 동영상으로 협박한 남성, 그 남성에게 솜방망이 판결을 내린 사법부 그리고 그의 사생활을 자신의 유희거리로 소비하고자 '구하라 동영상'을 검색해 대던 남성들과 언론인들이 엄벌에 처해져 여성연예인의 사회적 타살이 멈춰지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